나이가 들면서 예전엔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혈당이다. 젊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식단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몇 년에 걸쳐 아침 식단을 조금씩 바꿔왔고, 지금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루틴을 찾았다. 오늘은 그 변화의 과정을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1. 혈당을 신경 쓰게 된 계기
요즘 부쩍 느끼는 게 있다. 밥을 먹고 나면 견딜 수 없이 졸음이 몰려온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식사 후에 설거지도 하고 씻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요즘은 밥을 먹자마자 눈이 감겨서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릴 때가 많아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일찍 잠들다 보니 새벽에 어중간하게 잠이 깨고, 그제야 다시 씻고 자리에 눕는 일이 반복됐다. 당연히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졌고, 낮 동안에도 개운하지 않고 몸이 무거운 느낌이 계속됐다.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혹시 혈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식후에 급격히 졸음이 쏟아지는 게 혈당이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식습관을 하나씩 돌아보게 됐다.
2. 계란과 토마토로 바꾼 아침 식단
30대, 40대 때는 아침을 커피 한 잔에 사과 반쪽, 통밀 식빵 한 쪽(크림치즈와 라즈베리잼 1 티스푼을 발라서) 먹는 게 루틴이었다. 그런데 주위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보니 다들 혈당 때문에 삶은 계란 하나를 먼저 먹고 아침 식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도 앞서 말한 식후 졸음 문제도 있고 해서 한번 따라 해 보기로 했다.
처음엔 삶은 계란을 먼저 먹고 통밀빵에 사과, 커피를 마시는 방식이었는데, 계란을 먼저 먹으니 확실히 포만감이 다르고 속이 편안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빵과 잼의 비중을 줄이게 됐고, 지금은 아예 계란 3개에 토마토, 커피 한 잔으로 아침 식단이 바뀌었다.
토마토를 매일 먹게 된 데에는 프랑스 딸 집에서의 경험이 컸다. 딸은 아침으로 슬라이스 햄과 파프리카를 넣은 오믈렛에 치즈 한 조각, 커피를 곁들였는데, 여기에 전날 미리 만들어둔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함께 내놓았다. 그냥 생토마토만 먹었을 때는 며칠만 지나도 질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마리네이드로 만들어두니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갔다. 그 덕분에 계란도, 토마토도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고 즐겁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이때부터 토마토에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 소금, 후추를 뿌리고, 자색 양파를 슬라이스해서 함께 넣는 마리네이드를 만들게 됐다. 마지막으로 화분에 심어둔 바질을 직접 뜯어서 올리면 향까지 더해져 훨씬 풍성한 맛이 난다. 이렇게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평소 요리에도 올리브유를 쓰는 빈도가 늘었다.
3. 건강식으로 바꾸며 느낀 변화
설탕을 끊은 지는 꽤 오래됐다. 예전에 다이어트를 하면서 설탕을 끊었는데, 그게 벌써 20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때부터 내가 직접 만드는 음식에는 설탕을 거의 쓰지 않았고, 단맛이 필요할 때는 알룰로스로 대신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단맛 자체에 대한 기준도 달라져서, 이제는 살짝만 달아도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식단을 이렇게 바꾸고 나니 의외로 요리하는 시간도 줄었다. 계란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위주의 심플한 아침 식단이다 보니 준비하는 데 손이 덜 가게 됐고, 자연스럽게 덜 짜고 덜 맵게 먹는 쪽으로 바뀌었다. 자극적인 양념을 많이 쓰지 않게 되니 가공식품에도 손이 잘 안 가게 됐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건 피곤함이다. 예전만큼 식후에 몰려오는 졸음도 덜하고, 낮 동안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도 줄어든 것 같다. 아직 극적인 변화라고 하긴 어렵지만,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쌓여서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걸 느끼고 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혈당 관리가 필요하신 분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